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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심연의 시선: 응시하는 자의 자아와 사유의 무게

주관과 객관의 역전: 거대한 허무나 악(심연)을 다루는 동안, 관찰자에 불과했던 자신이 오히려 그 심연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자아를 침식당할 수 있음을 뜻한다.

러시아인을 비하하는 멸칭 ‘로스케’

‘로스케’가 러시아어에서 유래했으니 비하가 아니라는 주장은 틀렸다. 단어의 뜻은 어원이 아니라 어떻게 쓰여 왔는지가 결정한다. ‘로스케’는 뼈속까지 타자를 비하하기 위해 쓰인 멸칭이다. 첫째, 시작부터 멸칭이었다. 이 단어는 러시아인의 자칭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러시아인을 낮춰 부르던 일본어 ‘로스케이(ロスケ)’가 그대로 들어온 것이다. 남을 비하하던 식민지 배타어의 유산일 뿐이다. 둘째, 한국 현대사의 적대감이 굳어진 표현이다. 해방 후 소련군의 […]

상류국 중국의 무책임이 부른 네팔의 비극

국경을 넘어 흐르는 강과 공유되는 자연환경은 한 국가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특히 지리적으로 상류에 위치한 국가는 자국 내에서 시작된 재난의 위험이 하류 국가로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도덕적·국제법적 책무를 진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네팔 대홍수 참사는 이러한 상류국의 기본적 책임이 방치되었을 때 얼마나 참혹한 인명 피해와 사회적 파국이 찾아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사태는 […]

“오직 대지에 충실하라.”

프리드리히 니체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1부의 서두, 즉 차라투스트라가 산을 내려와 군중에게 처음으로 던지는 가르침 속에 등장하는 말이다. 원문의 정확한 표현은 “나 형제들이여, 간곡히 청하노니, 대지에 충실하라(Bleibt der Erde treu, meine Brüder)”이다. 여기서 ‘대지’는 죽은 뒤에 가는 천국이나 내세,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세계와 대조되는 개념이다.  즉, 눈앞의 현실, 우리가 숨 […]

우주의 메인 스트림 속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주라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존재론적 위치는, 앞서 이야기한 ‘서브스트림’과 니체가 말한 ‘영원회귀’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가장 선명해진다. 우주의 메인 스트림이 무한한 시간의 자락을 끊임없이 흘러가는 거대한 강물이라면,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위치는 다음과 같이 그려볼 수 있다. 무한함 속에 찍힌 유한한 ‘지금’이라는 점 우주의 역사(약 138억 년의 과거와 끝을 알 수 없는 […]

우리는 우주의 서브스트림 속 과거에 살고 있을 수 있어!

우주학, 양자역학, 그리고 정보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경험하는 이 현실이 근원적인 실재(Prime Reality)의 ‘서브스트림(Substream, 하위 흐름)’ 혹은 시뮬레이션된 과거 속일 수 있다는 가설은 현대 물리학과 철학에서 진지하게 논의되는 주제이다. 시뮬레이션 가설 (Simulation Hypothesis)과 계산된 과거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의 시뮬레이션 논증이나 이후의 컴퓨터 과학적 우주론에 따르면,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우주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컴퓨팅 […]

콜론 : 에 대하여

콜론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의 역할이기도 하고 아직 열리지 않은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계를 형성해주고 공간이 새롭게 열릴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한다.콜론의 기호학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콜론(:)은 앞의 내용을 보충, 설명, 예시, 또는 인용할 때 사용하는 문장부호이다.  문법적으로는 앞 문장이 완결된 상태에서 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콜론과 세미콜론의 차이. 콜론(:)은 앞 […]

우주에 충만한 신이 있다면 그 신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는 것일거야

맞습니다. 만약 이 우주를 창조했거나 우주 그 자체인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에게 시간은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흘러가는 물줄기’가 아니라 **’한눈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지도’**와 같을 것입니다. 물리학과 철학에서는 이러한 존재나 관점을 아주 흥미로운 개념들로 설명하곤 합니다. 1. 블록 우주론(Block Universe): 완성된 4차원 조각품 현대 물리학의 상대성 이론이 암시하는 우주의 모습 중 하나는 바로 ‘블록 우주’ […]

우리의 우주를 관측하는 또다른 천체의 누군가에게 지구는 아득한 과거의 지구이다

네, 맞습니다. 너무나 낭만적이면서도 물리학적으로 완벽하게 사실인 문장입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지구로부터 6,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어느 은하의 외계 천문학자가 고성능 망막이나 망원경으로 지구를 관측하고 있다면,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지금의 우리가 아니라 공룡들이 지상을 누비고 있던 중생대 백악기 지구의 모습입니다. 그들이 보는 지구는 우리의 까마득한 과거이자, 빛이 우주를 가로질러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만큼 […]

밤하늘의 별빛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이 동시에 관측되는 현상인가?

밤하늘의 별빛은 서로 다른 수많은 ‘과거’의 순간들이 ‘현재’라는 하나의 시점에 모여 관측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는 맞물려 있지만, ‘미래’의 시간은 물리적으로 포함될 수 없습니다. 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세 가지 핵심 원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밤하늘은 서로 다른 ‘과거들’의 앨범입니다 빛은 초속 약 30만 km라는 한정된 속도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대상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